"지금 상담할 수 있나요?" 전화를 건 여자가 물었다. 10분 후 다시 걸라고 대답하고 숨을 가다듬었다. 상대방을 볼 수 없는 전화상담은 정말 부담스럽다. 아무런 사전정보를 주지 않고 마음대로 질문을 해대기 때문이다. 전화상담을 할 때는 온 신경이 귀에 모인다. 여자가 불러준 생년월일시로 뽑은 사주는 다음과 같았다. [여자사주] 己 丙 癸 乙 庚 己 戊 丁 丙 乙 甲(7대운) 亥 寅 未 卯 寅 丑 子 亥 戌 酉 申 "별 볼일 없는 팔자에 ...맛 없는 사주지요?" 맛이 없다고? 여자의 말투가 이상하다. 전체 오행이 빙돌아 未土월지에 맺혀 있다. 태어난 未월은 식상월이니 질서를 파괴하는 육신이다. "맛이 없다기 보다 아주 자유로운 팔자지요." 나는 본인을 상징하는 글자인 丙火옆에 바짝 붙어 있으면서 멋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