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坊哲學院

사주명리/사주실전풀이

바람 피우는 남편

경덕 2020. 10. 14. 15:48

자리에 앉자 마자 여자가 사주 3개를 내밀었다.

"원래 그렇게 까칠한가요?" 사주를 옆으로 밀어놓고 어색하게 웃으며 물었다.

"아뇨, 잔정도 많아요, 호기심도 강하고....." 여자가 드러난 어깨를 옷으로 감추며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세살베기의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아무런 표정이 없었다.

"아, 예... 팔자를 많이 봤을 텐데, 이제까지 본 곳에서는 뭐라고 하던가요?"

"딸도, 우리 부부도 다 좋다는 말들을 들었어요."

"다 좋으면 뭐 때문에 비까지 맞고 오셨나요?"

"...." 여자가 굳게 입을 다물었다.

"남편이 바람기가 있지요?" 사주가 적힌 종이를 들여다 보는데, 여자가 툭 말을 던졌다.

"예"

"지금 바람 피우고 있나요?" 여자가 나지막 하게 물었다.

"예, 그럴 확률이 90%입니다." 나는 단정하듯 말했다.

 

[남자사주]

庚  丁  庚  辛        癸 甲 乙 丙 丁 戊 己 (3대운)

戌  卯  寅  亥        未 申 酉 戌 亥 子 丑

 

寅亥합, 寅卯합, 卯戌합, 亥卯합으로 지지가 모두 合이다. 여자 팔자에 관살과 합이 많은 합다합귀(合多合鬼)는 술을 따르는 천한 팔자가 될 수 있어 꺼린다. 남자도 마찬가지다. 남자팔자에 여자인 재성과 합이 많은 합다합재(合多合財)도 여자관계가 맑지 못하다.

 

인묘합은 그 위에 실린 庚金 재성을 끌어 오고, 묘술합은 시 위에 있는 庚金 재성을 끌어온다. 양 어깨에 여자를 찬 꼴이 된다. 이 여자들이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보자. 월에 있는 경금 재성은  寅은 絶地다. 힘이 없다. 시에 있는 경금은 戌土의 뿌리가 있으니 힘이 있는 듯 보인다. 그러나 정묘일주 기준으로 戌亥가 공망이니 접착력이 약하다. 두명의 여자 모두 어정쩡한 관계가 되는 샘이다.

 

바람은 2011년이나 2012년에 났을 것이다. 丙戌운 중 2011년 庚寅년은 뿌리 없는 경금 여자기 들어온다. 2012년 辛卯년도 마찬가지다. 팔자를 더 혼탁하게 한다.

 

"그 남자 참 좋겠네요." 설명을 들은 여자는 표정 없이 혼잣말을 했다.

"그럼 10%는 바람을 피우고 있지 않다는 거네요. 어떤 경우이지요?"

"이 양반의 마누라가 밖에 있는 여자들 보다 경쟁력이 있는 경우지요."

"경쟁력을 어떻게 만들어요?" 

"아. 남편이 본인에게 더 몰두하게 만들면 돼요."

"그렇게 했는데도 내게 한번도 집중을 안 하면요?"

"이혼소설 잘 쓰는 유능한 변호사를 찾아야지요."

 

젊은 여자에게 말 봉변을 당하기 싫어 나는 말을 사렸다. 여자가 짧은 질문들을 했고, 여자의 말에 맞춰 간단하게 대답을 이어갔다.

 

☞남편이 바람기 있는 이유

합은 기반, 유정, 견인한다. 기반은 합으로 묶인 글자들이 자신의 속성을 잃어버리게 되는 현상이다. 유정은 합하는 글자들이 소통하고 힘을 합치는 관계다. 견인은 합하는 글자 중 하나가 다른 것을 끌어오는 현상이다. 합으로 견인현상이 일어나면 해당 지지에 실린 천간도 끌려오게 된다.

위 사주에서 亥卯합으로 연의 신금재성이 일간에 끌려오고, 寅卯합으로 월의 경금이 끌려오고, 卯戌합으로 시의 경금이 일간에게 끌려오게 된다. 합으로 인해 팔자에 있는 모든 재성에게 유인력이 발생하는 샘이다. 재성혼잡(財星混雜)의 탁함에 유인력이 발생하니 바람 피울 가능성이 생긴다.

일간이 집중력을 가지고 재성을 쓰려면 끌려온 재성들이 有力하고 접근 가능해야 한다. 연의 辛金은 亥水 病地에 앉아 있는 중 寅월이 絶地이니 무력하다. 월의 庚金은 앉은 자리인 寅월이 절지다. 십이운성은 오행운성의 방법을 적용했고, 양순음역을 적용하지 않았다. 연월의 재성이 모두 무력하니 일간에게 영향력을 주기 어렵다. 賓位(빈위)인 연월에 있으니 외부 여자들이다. 庚戌시에 있는 庚金은 戌土인 뿌리를 가져 힘이 있으나 접근에 문제가 있다. 丁卯일주 기준으로는 戌亥이고, 庚戌시주 기준으로는 寅卯공망(자공망)이다. 일주와 시주는 相互空亡이 된다. 합으로 戌에 실린 庚金을 끌기는 하나 완벽하게 쓰지 못한다.

어정쩡한 관계가 된다. 처와의 관계가 이럴 것이다.

 

  *출처: 이을로 저 "주제별 사주상담"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