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坊哲學院

사주명리/사주실전풀이

애인(愛人)이 생길 운

경덕 2022. 5. 13. 18:21

상담하러 온 여자는 엄지발가락에 빨간 매니큐어를 칠했다. 까만 바지를 입어 발이 유난히 하얗게 보였다. 맨발로 들어서더니 가방에서 양말을 꺼내 신는다.  맨발이면 어떠냐? 그냥 들어오라는 말에 하얀 이를 드러내며 활짝 웃었다. 입술색은 튀는 빨간색, 염색을 한 듯 머리는 까맣다. 오십대 초반, 아니면 중반? 생각을 정리할 틈도 주지 않고 앞자리에 앉았다. 생년월일을 불러 주는데 예순이 훌쩍 넘었다. 사모님이고 부르니 자기 이름으로 불러 달라며 까르르 웃는다

[坤命]

시  일  월  년

丁  乙  甲  戊      丁 戊 己 庚 辛 壬 癸 [6대운]

亥  亥  寅  子      未 申 酉 戌 亥 子 丑

"신수나 볼까 해서요."

  寅월 乙木이 물을 깔고 있으니 신강한 월겁격이다. 치료약은 식재관(食財官)을 떠날 수 없다. 약으로 쓸 수 있는 것 중에서 金관살은 물을 도와 신강을 부채질하니 쓰지 못한다. 戊土 재성은 물을 막는 효과는 있으나 월을 못 얻어 약하고. 일간과 너무 먼 게 흠이다. 유력하고 유정하지 못 하니 약에서 제외된다. 이런 상황이면 쓸 수 있는 약은 시간에 있는 丁火식상뿐이다. 丁火가 亥水 殺地에 있어 무력하니 차라리 寅월에 가는 뿌리가 있는 戊土 재성을 쓰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월,일,시가 수생목, 목생화로 이어지는 중에 木火는 同類相同(동류상동)으로 친밀하니 무력하여 쓰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그러므로 용신은 시의 丁火, 희신은 년의 戊土이다.

2014년은 丁未운 甲午년이다. 정미운은 정화용신과 무토희신을 돕는다. 갑오년 중 甲은 팔자의 신강을 부채질하지만 영향은 크지 않다. 午火 사지에 있기 때문이다. 午火는 子水년지에 回頭剋을 당하지만 원국과 寅午합으로 불기운이 강해져 희용신을 돕는다. 丁未운이 운한(運限)으로 시지에 작용하는 힘이 크므로 재성보다는 식상이 강해진다. 식상은 재성의 원신이니 재물을 만들 수 있는 해이다. 무관 사주에 식상과 재성이 멀리 떨어져 무정한 것을 감안하면 부부관계는 흉해진다.

 "2004년에 부도 맞고, 2007년에 이혼했지요. 남편이 너무 거짓말을 해서요."

여자가 신수에 대해 두세가지 질문을 마친 후 그간의 사건들을 말했다. 부도를 맞아 알거지가 되다시피한 것은 운세로 이해됐다. 2004년 甲申년의 甲木은 원명의 戊土 재성을 진극하고, 申金은 원명의 子水인수와 합을 해 큰물을 만드니 木비겁을 겁재로 변화시킨다. 혹 申子합 후의 여력을 寅木월지를 충하는 데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충한다고 해도 寅木을 약화시키는 것 보다는 旺神冲發(왕신충발)로 오히려 나무를 노하게 하고 발동하게 한다. 결과적으로 태세에서 오는 약한 甲木이 강력한 몽둥이로 변해 재물을 부수게 된다.

2007년 丁亥년 중에 있는 亥는 원국과 亥子, 寅亥 합으로 木비겁에 기운이 몰리고, 강해진 木은 丁火식상을 강화시켜 상관의 작용을 하게 했다. 이혼 가능성을 높인다. 丁亥년이 속한 대운이 戊申운이 아니고 丁未년이거나 쥔 재물이 어느 정도 있었다면  상관은 재물을 만드는 쪽으로 흘렀을 것이다.

 "26살에 결혼해 30년 넘게 살았지요. 헤어지는 게 한방이대요."

 무관사주에 20대에 들어와 중년까지 죽 이어진 관살대운이 보였다.

"2011년에 연하의 남자와 동거를 시작했지요" 이혼 후 3년 넘게 산을 다녀도 커피 한 잔 하자며 수작을 붙이는 남자가 없었다. 어찌어찌해서 저 남자와 같이 살게 됐는데 남자에게 성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요,  지금도 같이 계신가요?"

2011년 辛卯년은 辛金 칠살이 원국의 甲寅을 뚫고 들어왔다. 卯은 욕구궁인 일지와 합한다, 그러나 이어지는 癸巳,甲午년은 남자를 밀어내는 식상이 발동한다.

"2013년에 나머지 옷을 택배로 보내 버렸지요." 여자가 손을 크게 흔들며 덧붙였다. "가을이 넘어가는데, 올해 재물운은 있으나 애인운은 없다는 게 아쉽네요. 코 큰 놈 자고 나니 고자라면 할 수 없지만 난 당기는 남자를 보면 잠자고 싶어요~~" 코맹맹이 소리를 하더니 또 높게 웃었다. 60대 중반에 어울리지 않는 큰 귀고리가 찰랑거렸다.

 

출처: 이을로 저 "주제별 사주상담"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