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坊哲學院

사주명리/사주실전풀이

남편을 남자로 만들면 문제 없다

경덕 2020. 10. 19. 05:45

"지금 상담할 수 있나요?" 전화를 건 여자가 물었다. 10분 후 다시 걸라고 대답하고 숨을 가다듬었다. 상대방을 볼 수 없는 전화상담은 정말 부담스럽다. 아무런 사전정보를 주지 않고 마음대로 질문을 해대기 때문이다. 전화상담을 할 때는 온 신경이 귀에 모인다.

 

 여자가 불러준 생년월일시로 뽑은 사주는 다음과 같았다.

[여자사주]

己  丙  癸  乙       庚 己 戊 丁 丙 乙 甲(7대운)

亥  寅  未  卯       寅 丑 子 亥 戌 酉 申

 

"별 볼일 없는 팔자에 ...맛 없는 사주지요?" 

맛이 없다고? 여자의 말투가 이상하다. 전체 오행이 빙돌아 未土월지에 맺혀 있다. 태어난 未월은 식상월이니 질서를 파괴하는 육신이다.

"맛이 없다기 보다 아주 자유로운 팔자지요." 나는 본인을 상징하는 글자인 丙火옆에 바짝 붙어 있으면서 멋대로 살아가도록 부추기는 己土에 표시를 하며 대답하였다.

"모든 사람이 팔자대로 사나요? 자신의 의지와 관계 없이 이상한 상황과 행운들도 오잖아요?" 여자가 장난스럽게 킥킥 웃더니 말했다.

"본인의 의지도 팔자에서 나온다고 하면 억지인가요?" 내 질문에 여자는 아무 대답을 안 했다. "상황도 대개 본인이 선택하지요. 선녀를 만나는 나무꾼의 행운은 아무나 만나는 것도 아니고."

 

"제 남편복은 어떤가요?"

"본인은 남편을 밀어내고, 남편은 힘이 없으니 복이 있다고 할 수 없습니다."

팔자에 癸水와 亥水라는 물이 남편별(관성)이다. 이 별을 돕는 쇠기운이 팔자에 없는 게 팔자의 치명적 결함이다. 남편별이 있는 위치도 문제다. 癸, 亥는 물을 막고 가두는 자리에 앉아 있다. 남편별인 癸, 亥의 위 아래 관계도 영 아니다. 癸는 아랫자리인 未에 뿌리가 없고, 亥는 己가 압박을 하고 있다.

 

"만약 이혼했으면 재혼은 할 수 있나요? 여자가 목소리를 낮춰 물었다.

"2011년에 이혼하셨나요?" 여자는 묵묵부답이다. "2011년에 무슨 일 없었나요? 남자기운이 강하게 들어왔는데."

"그분과 재혼을 하려고 하는데 결혼해서 조심할 점이 있으면 말씀 좀 해주세요."

"장독대를 스스로 옮기지 마세요."

"예?"

"재혼할 분의 기를 살리세요. 내가 설치면 남편이 짜부라지는 팔자입니다. 장독을 옮기려면 남편에게 부탁하세요. 역할을 주세요. '당신은 못해요, 비켜보세요. 내가 옮길게요' 이러면 남편 허리가 아주 주저 앉아버려요. 그러다가 영영 일어서질 못합니다. 병신이 되어버리지요. 이팔자에 그렇게 만들 기운이 강하거든요. 전등도 본인 스스로 갈지 마세요. '난 못해, 당신은 남자잖아, 해줘' 이렇게 말하세요. 남편에게 역할을 주고 진짜 남자로 만들어야 문제가 안 생깁니다."

 "예..." 여자는 뒤를 흐리며 신음하듯 대답하고 다시 또 다른 질문들을 들이댔다. 전남편과 문제는 없을지, 아이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밑도 끝도 없는 말들이 계속 이어졌다. 전화기를 든 손에 땀이 흘러 끈적거렸다.

 

 

*출처: 이을로 저 "주제별 사주상담"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