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坊哲學院

사주명리/사주실전풀이

재물을 깨는 흐름

경덕 2021. 3. 18. 20:54

이사람은 재물복은 있나요?" 여자가 추위에 빨개진 귓볼을 만지작 거리다가 사주가 적힌 메모지를 내게 밀었다.

"남편인가요?" 팔자를 힐끗 보며 여자에게 물었다.

"이사람은 노래방 시작할 때 손님으로 만났어요. 몆년째 사귀고 있는 유부남이예요. 재물복이 있으면 이 분과 새 출발 하려고요."

"재물복만 봐 드리면 되겠어요?"

"7년을 사귀었으니 알건 다 알아요. 돈복이 있는 팔자인지. 앞으로 어떨지 봐 주세요." 여자가 한마디 덧붙였다."제가 취미로 역학공부를 오래 했어요. 팔자 볼 때 쓰는 용어들을 사용하셔도 대충은 이해할 수 있어요."

 

[남자사주]

乙  丁  癸  壬    庚 己 戊 丁 丙 乙 甲 (4대운)

巳  卯  丑  寅    申 未 午 巳 辰 卯 寅

 

남자의 팔자를 다시 뜯어 보았다. 재물복이 없는 팔자요, 대운이다.

 첫째, 팔자에서 본인이 기운이 왕성하고 재물의 기운은 약하다. 신왕재약(身旺財弱)이다. 이런 경우에 재물의 큰 발전은 기대하기 힘들고, 그저 궁한 처지만 면할 뿐이다.

 둘째, 재물을 뜻하는 辛金과 재물을 만들어 주는 土食傷이 천간에 드러나지 않았다. 재물이 문호(門戶)를 얻지 못했으니 돈과 인연이 멀어진다.

 샛째, 본인이 재물의 글자로 가기가 힘들다. 재물의 글자가 숨은 곳은 丑이다. 癸丑월을 기준으로 공망을 따지면 寅卯가 공망이다. 이는 재물로 가게 되면 본인이 하반신이 비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재물로 향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넷째, 젊어서 대운이 좋지 않고, 운의 흐름이 재물을 깨는 쪽으로 흐른다. 신강한 팔자를 더 왕성하게 하는 木火대운이 어려서부터 주욱 이어졌다. 드러난 金인 재물이 없어 중화를 이루기 힘든데, 중년 대운은 금을 녹이는 불의 기운이 계속되니 재물복이 좋을 수 없다.

 

"왕성한 팔자가 아니라 약한 팔자 아닌가요?" 여자가 심드렁한 얼굴로 물었다.

"丑土식상을 양옆에서 누르고, 壬癸관살이 약한 중에 일시에 木火가 모여 있으니 신강으로 보는 게 맞습니다."

"戊午대운부터 돈을 만들어주는 운이 들어오니 재물복이 있지 않을까요?"

"원명과 戊癸합이 되고 寅午가 합하여 불을 만드는데 무슨 재물복? 이제까지 7년간을 사귀었으면 실상을 잘 알잖아요?"

"돈복이 꽝이라는 말씀이네요." 여자가 가늘고 긴 한숨을 쉬었다. "사람은 사근사근하고 노래는 가수 뺨치는 수준인데...."

"노래는 잘 하는데, 동전을 담을 그릇이 없는 셈이지요"

 

출처: 이을로 저 "주제별 사주상담"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