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坊哲學院

사주명리/사주실전풀이

이혼(離婚)할 운

경덕 2020. 11. 5. 11:52

상담자와 함께 온 친구가 신경 쓰였다. 내 설명에 비릿한 표정에  쓴웃음을 짓는 것이 기분 나빴다. 역학공부를 했으면 맞장구를 쳐주면 좋으련만, 괜한 트집을 잡으며 상담에 초를 쳤다

"후두가 올라 붙었네요." 턱을 올리고 있는 상담자의 친구에게 말했다. "예?" 팔짱을 끼고 있던 친구가 손을 내렸다.

"깊고 덜거덕거리는 중저음 목소리네요. 남자라면 돈 버는 주파수죠."

"남들이 매력 있다고 하긴 해요."

"정작 신뢰와 믿음에 영향을 주는 것은 말의 내용이 아니라 목소리나 태도 등이죠. 중저음 목소리에 태도까지 좋다면 돈을 벌 기초는 된 셈이지요." 내말에 동행한 친구가 삐딱하게 꼬았던 다리를 풀었다.

 

"그래서요?" 마주 앉은 여자에게 물었다.

"바람피운 게 틀림없어요. 공사 따려고 지방엘 가면서 공무팀이 아닌 총무팀 직원하고 간 게 이상하잖아요. 같이 갔던 여직원하고 바람났어요. 틀림없어요."

"그래 남편이 인정하던가요?"

"나 바람피웠다. 어쩔래? 이런 위인은 못 돼요. 이제까지 계속 오리발만 내밀고 있어요."

"그럼 앞으로...."

"이혼해야죠. 추잡한 인간하고는 절대 못 살아요. 물증을 찾아 변호사에게 갈 겁니다."

"전 변호사가 아닌데....." 싱거운 내 대답에 동행한 친구가 킥킥거렸다.

"이혼할 수 있는지 봐 주세요." 여자가 친구에게 눈을 흘기며 말했다. 

 

[여자사주]

乙  戊  甲  己         辛 庚 己 戊 丁 丙 乙 (7대운)

卯  辰  戌  酉         巳 辰 卯 寅 丑 子 亥

 

"이혼 여부는 두 가지를 봅니다. 딴 남자와 새 출발을 할 수 있을지, 앞으로 홀로서기를 돕는 운은 오는지를 봅니다. 현재 나이라면 새 출발은 어렵겠네요. 이혼 후의 전체적인 운 흐름과  재물운을 봐드리면 되겠지요? 운을 보고 나서 이혼 여부를 결정하세요."

"녹겹용관 팔자인데 卯운인 관운이 오니 좋아요." 동행한 친구가 아는 체를 하며 끼어들었다.

"괜찮긴 하네요. 그러나 홀로서기를 할 정도로 좋지는 않지요."

戌월에 戊辰일이니 녹겹격(※건록격이라고도 한다). 녹겁격의 용신은 食財官을 떠날 수 없다. 卯辰에 뿌리를 둔 乙木관살을 용신으로 삼는다. 47세부터 들어오는 己卯대운은 관살운이다. 언뜻 보면 좋아 보인다. 대운이 원명과 寅卯辰을 이루어 조금 약한 乙木을 돕는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운의 순차효과를 적용하면 사정이 달라진다. 연월에 있는 유술과 갑목이 일간에 가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운에서 들어온 卯는 먼저 卯酉冲으로 깨진다. 충 후에 남아 있는 기운이 있다 해도 월에 있는 술과 卯戌合으로 묶인다. 결국 일간에게 별 도움을 주지 못하는 운이다.

"앞으로 재물운은 어떤가요?" 눈을 깜빡이며 여자가 물었다.

"팔자 자체에 재복은 없고, 오는 운도 재물을 돕는 흐름은 아닙니다."

"연에 있는 식상이 강하고, 일지 재고이니 재복이 있지 않나요?" 친구가 또 끼어 들었다.

"일지는 재의 창고가 아닌 재의 묘지입니다." 내가 친구에게 쏘아 붙였다.

辰일지는 재물의 묘고가 된다. 묘고가 묘지인가 창고인가의 판가름은 재물의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팔자에 드러난 水인 재물이 없고, 辰 중 癸水도 戌 중 丁火와 졍계추으로 암충된다. 재물이 이렇게 약하면 辰은 재고가 아닌 재묘가 된다. 더하여 일지에 辰土비견이 있으니 재성궁은 파궁되었다. 재물복이 있는 사주는 아니다.

 

"운도 안 좋다. 앞으로 재물운도 별로다. 홀로 설 수가 없다. 그러니까 이혼하지 마라. 이런 말이네요." 여자가 간단히 정리했다.

 

 

*출처: 이을로 저 "주제별 사주상담"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