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坊哲學院

사주명리/사주실전풀이

재물복 상담 사례

경덕 2021. 8. 24. 20:07

부부가 상담실에 함께 들어와 나란히 앉는다. 자리에 앉자마자 남편은 다리를 꼬고 발을 떨며 방정을 떤다. 중늙은이 나이에 채신머리가 없다.

삐딱한 자세로 외면하고 있던 부인이 남편의다리를 잠시 째려보더니 혼잣말을 한다. "끝이 뻔한데 돈을 만들어 놓으라고 하니......"

부인이 꼬깃꼬깃 접힌 메모지를 꺼낸다. 거기에 적힌 남편의 팔자를 슬쩍 보았다.

언뜻 보기에도 사업을 하기에는 함량미달이다. 재물에 관해서는 불발구조임을 금방 알 수 있는 팔자였다.

 

戊  壬  戊  甲  乾命   

申  寅  辰  午

 

乙  甲  癸  壬  辛  庚  己   (7대운)

亥  戌  酉  申  未  午  巳

 

이 팔자는 많은 노력을 해도 돈맛을 보기엔 힘들다. 

 

첫째 이유는 재물에 대한 장악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돈에 대한 장악력은 본인 자체의 힘과 동지의 힘이 합쳐져 생겨난다. 본인을 상징하는 壬이라는 물 옆에 戊라는 누런 흙이 2개나 붙어 있다. 물인 본인의 양 옆에서 큰 흙덩이가 막고 있으니 당연히 힘이 없다.

그렇다면 무력한 본인을 돕는 동지는 믿을 수 있는가? 본인의 동지는 출생시에 있는 申이라는 쇠기운이다. 동지가 시에 있으니 본인의 기운과는 아주 가까이 있는 셈이다. 아쉬운 것은 옆의 寅이라는 나무와 싸우느라고 본인인 물을 돕지 못하는 점이다. 여기에 본인의 마음이 申으로 이동하게 되면 본인의 하반신이  없어지는 자공망(自空亡)이라는 현상도 있다. 이런 상황이면 폼만 잡고 있는 동지가 된다. 본인도 힘이 없고, 동지도 역할이 없으니 본인은 재물을 쥘 수가 없다. 소위 곱은 손이 된 샘이다.

 

둘째 이유는 활동성이 약한 것이다.

팔자에서 추진력과 행동력은 본인의 기운인 물을 뽑는 기운으로 본다. 팔자에 있는 나무가 수생목으로 이 일을 한다. 壬인 물 밑에 寅이라는 나무가 바짝 붙어 있으니 활동력은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寅 옆에는 申이라는 큰 쇠톱이 위협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형편에 나무가 제대로 활동할 수 있을지 의심이 든다. 활동성을 나타내는 나무가 하나 더 있다. 출생년의 甲이라는 나무다. 원래 甲은 큰 나무를 의미한다. 그러나 午라는 지글거리는 불 위에 있는 나무라는 데 문제가 있다. 힘이 전혀 없다. 나무가 살아가는 과정을 12단계로 나눌 경우에 午라는 불의 자리는 스스로 병든 후 죽는 자리기기 때문이다. 甲木은 본인과 너무 멀리 있어 무정한 중에 힘이 없으니 있으나 마나이다.

 

셋째 이유는 재물의 보관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담는 주머니가 놓인 위치가 마땅하지 않기 때문이다. 팔자에서 재물은 내가 치는 성분으로 규정한다. 본인이 물이니 물이 극하는 불이 재물을 뜻한다. 午라는 불이 앉아 있는 자리는 출생한 해의 밑자리이다. 팔자 용어로 年支(연지)라 부른다. 원래 이 자리는 학문과 , 모친, 돕는 기운이 앉아 있어야 할 자리로, 오행으로 쇠가 앉아 있어야 할 자리다. 이곳에 재물인 불이 있으니 火金相戰(화금상전)으로 치고 받고 한다. 마땅한 자리가 아니다. 결과적으로 불이라는 재물 주머니가 작아졌고 찌그러졌다.

 

종합해 보자, 재물을 쥐는 손은 작달막한 곱은 손, 재물을 만드는 활동력은 힘이 없고, 돈주머니는 작다.

 

남자가 머리를 외로 꼰 채 사업을 해서는 안 되는 이유들을 듣더니, 풍 걸린 사람처럼 떨던 다리를 멈추고 자세를 바로 잡는다. 그리곤 심드렁한 표정으로 던지듯 묻는다. "다른 곳에서는 제 운세 흐름이 아주 좋다고 하던데요. 그래도 올해 판을 벌이지 말아야 하나요?"

 

운이 좋다? 맞는 말이다. 대운이 본인이 치료약이 되는 쇠와 물기운으로 흐르니 운은 좋다. 그런데 거지팔자에 운이 좋으면 뭐하냐? 동냥 깡통에 만원이 들어온다고 운수대통하는게 아니다. 운명중 운도 중요하다. 그렇지만 먼저 볼 것은 운을 담는 그릇인 命의 건실함 여부다. 아무리 길운이 오고 귀인이 도와도, 운을 담는 그릇에 구멍이 났다면 운을 담을 수 없는 법이다.

 

자리를 털고 남편이 사무실 문을 열자 부인이 먼저 내려선다. 계단에 놓인 흐트러진 남편구두를 가지런히 해준다. 우거지상을 한 남편은 문도 제대로 닫지 않고 휭하니 사라졌다

깍듯하게 인사하는 부인을 배웅한 후 활짝 열린 문을 그대로 놔두고 오랫동안 환기를 했다. 세계적 불교지도자인 틱낫한 스님의 "문 열기보다 문 닫기를 배우라"는 말이 떠오르는 상담이었다.

 

 

출처: 이을로 저 "꼼꼼하게 짚어주는 주제별 사주상담"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