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坊哲學院

사주명리/사주실전풀이

이혼하가 힘든 상황

경덕 2023. 1. 6. 17:35

목련이 슬슬 지고 있는 어느 봄날, 상담을 예약한 여자가 조금 일찍 왔다.

저 보라색 꽃은 이름이 뭔가요? "여자가 마당 끝에 있는 무스카리를  보고 물었다. 4월 초순분터 작은 종 같은 꽃들이 닥지닥지 매달린다. 꽃봉오리는 땅 쪽을 향한다. 좁은 꽃 속으로 대가리를 디밀기가 힘들어서인지 벌들이 많이 꼬이지 않는다.

 

[건명]

시 일 월 년

丁 甲 乙 戊        壬 辛 庚 己 戊 丁 丙(7대운)

卯 申 卯 申        戌 酉 申 未 午 巳 辰

 

팔자가 어떤가요? 덕 좀 볼 수 있을까요?” 꽃과 벌에 대한 나의 이야기를 자르며 물었다.

남자는 월에 출생한 甲木이라는 나무다. 양인격이니 金官殺로 극하는 방법이 있고, 火食傷으로 빼는 방법이 있다. 투출하지 않은 金官殺보다는 를 이용하여 왕성한 기운을 뽑는 것이 좋다. 마침 시에 丁火라는 불이 있다. 丁火는 나무월을 만나고 밑자리에 나무를 깔고 있으니 힘 있는 불이다. 본인이 강하고 용신도 유력하니 짜임이 좋다. 2012년은 己未운에 속한다. 팔자에 乙卯월주가 있어 일간의 재물로 가는 길을 훼방하고 있으나, 대운에서 가 오니 문제가 없다. 불의 활동성으로 흙인 재물을 만들 수 있는 운이다. 운이 무난하다. 괞찮은 팔자가 좋은 대운의 통로를 가고 있는 셈이다.

 

서울에서 식당을 하고 있어요. 돈 좀 만질 수 있나요?” 여자가 다시 물었다. 강한 육친이 소망직업이고, 일간과 친밀한 육친이 종사 직업이며, 희용신의 육친이 적합직업이다. 이 팔자에서 강한 육친은 비겁, 친밀한 육친은 火食傷, 용신육친도 火食傷이다.

식상에 어울리는 직업은 표현과 설기를 주로 하는 업, 독립적인 자유업, 아이디어업, 접객업, 치귀업(治鬼業, 의사나 법조인) 등이다. 남자가 음식점을 하고 있다면 직업은 제대로 잡은 셈이다. 운명에 맞는 직업을 택했고, 대운이 財物운으로 흐르고 있으니 돈을 못 만질 이유가 없다.

 

이분, 부인과의 관계는 어떤가요?”

부인과의 관계를 물었으니 여자의 남편을 아닐 터. 그럼 어떤 관계지? 잠시 엉뚱한 생각을 했다. 에 있는 戊土라는 흙이 이 남자의 처를 상징하는 글자다. 처의 입장에서 보면 팔자에 있는 나무들은 木剋土로 자신을 치는 기운들이다. 처를 치는 나무기운이 너무 강하고 많다. 이러 때는 불이 나무와 흙의 중간에 끼어 살살 돌려주면 좋다. 그런데 시에 있는 팔자의 한 점 불은 처의 글자와 너무 멀어 무정하다, 결국 팔자에 들어온 처가 압박을 당하는 상황이 돼버렸다. 처의 입장에서 보면 행복한 구조는 아니다.

 

그럼 이 남자는 부인과 이혼할 수 있나요?”

무표정하게 묻는 여자를 힐끗 보고 팔자를 다시 들여다봤다. 戊土라는 처가 나무들에게 압박을 당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대운에서 밀어주는 흙 기운이 계속되고 있다. 처가 힘을 받으니 이혼하기 힘들다.

이혼은 안 되고 바람은 피운다. 씁쓸하네요....” 여자가 혼잣말을 했다.

곧 이런저런 말들이 이어졌다. 자신은 이혼을 했다는 것. 친구의 소개로 이 남자를 만났고, 남자의 처는 정신과 치료를 오래 받고 있다고 했다. 이 남자와 재혼할 생각으로 사귀고 있단다. 그런데 하필 처가 있는 남자인가? ‘얼굴이 있는 것은 먹지 않는다.’ 경제학자이자 채식주의자로 유명한 제레미 리프킨이 한 말이다.

굳이 얼굴이 있는 것을 먹으려면 냅킨으로 가려 놓고 먹으세요.”

내 말에 여자가 한동안 머리를 숙이고 있었다. 자리를 털고 일어서며 눈물을 훔쳤다. 그 눈물의 의미를 난 모르겠다. 아직은 누군가에게 그림이 될 수 있는 여자인데......

그러나 목련은 지고 봄날은 간다.

 

출처: 이을로 저 꼼꼼하게 짚어주는 주제별 사주상담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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