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坊哲學院

사주명리/한줄메모장 48

집착

오랜만에 햇빛 따사로운 일요일 아침이다. 가을이 고추잠자리의 등위에 빨갛게 내려 앉고 있다. 책상머리에 앉아 조금은 사색에 잠겨 본다. 살아오면서 모든 것에서 집착을 버리지 못하고 버둥대던 나의 모습들이 주마등처럼 마음을 스쳐간다. 세상 모든 것을 가질 수는 없는 것인데....... 지는 해를 바라보며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바보처럼, 북풍한설에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가을을 잊지 못해 아쉬워 하는 것처럼 그렇게 딱하디 딱한 삶을 산 것은 아니었을까? 오늘 무언가를 포기하고 내일 더 나은 것을 얻으려하기 보다 순간의 이해득실에 연연하며 무엇을 어떻게 포기해야 할지 몰라 허둥대던 삶은 아니었을까? 헛된 명예를 위한 다툼! 권력을 위한 집착! 굴욕뒤에 원한! 소비적인 논쟁! 실연의 아픔! 이 모든 것이 우리 인생..

내가 만약 인생을 다시 살 수만 있다면

내가 만약 인생을 다시 산다면 그때는 더 많이 실수를 저질르고 긴장을 풀고 몸을 부드럽게 하리라. 내가 만약 인생을 다시 살 수만 있다면 지난번 살았던 인생보다 더 우둔하게 살리라. 되도록 심각해지지 않고 좀 더 즐거운 기회를 잡으리라. 여행도 더 자주 다니고, 석양도 더 오래 바라보리라. 산을 향한 발걸음도 더 자주 하고, 나를 돌아볼 나만의 시간들로 명상에 잠긴 시간들을 늘려보리라. 부질없음에 보내는 시간을 갖지 않으리라. 소중한 내 인생을 결코 함부로 하는 시간을 갖지 않으리라. 그 어느 것보다 내 자신을 사랑하리라. -한 노인의 시-